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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1990년대 학생 운동권세력 ‘주사파’(주체사상파)의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폭로했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9일 선종했다. 77세.
박 전 총장은 2017년께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당뇨 합병증 판정을 받고서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몸 상태가 악화해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4시40분 세상을 뜬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인 그는 서강대 총장이던 1994년 북한 주석 김일성이 사망한 후 열린 청와대 오찬에서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면서 학생 운동 세력의 최후 배후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지목했다.
이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신도들로부터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앞서 1991년에도 박 전 총장은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후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우리 사회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한 박 전 총장은 1970년 사제 수품했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서강대 총장을 지냈다. 2000∼2003년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 2003∼2008년 서강대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03년에는 정부에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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