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해역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의 동체 인양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시신 1구가 5일 추가로 발견됐다. 지난 2일 발견된 조종사, 부조종사 이후 3번째 시신 확인이다. 수색당국은 남은 실종자 4명을 찾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5일 새벽 해군 청해진함 무인잠수정(ROV)을 독도 인근 사고 해역에 투입, 수중 수색 중 동체 인양 위치와 동일한 위치에서 실종자 1명을 추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 시신이 추락헬기 동체 인양 중 유실된 실종자 시신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지난 3일 오후 2시 4분께 헬기 동체를 인양하면서 기체 주위에 유실 방지 그물망을 이중으로 설치했다. 그러나 기체 일부와 내부 장비 무게 탓에 그물망이 벗겨졌고 이 때 시신 1구 역시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해경 관계자는 “실종자 시신 1구를 무인잠수정 수색 중 발견했으며, 인양·수습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지난 2일 동체에서 각 110m와 150m 떨어진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 2구다. 이들의 신원은 이모씨(39) 부기장과 서모씨(45) 검사관(정비실장)으로 확인됐다. 이날 추가 시신이 확인되면서 사망 확인자 수는 3명으로 늘어났고, 실종자는 4명이다. 경찰은 추가로 확인된 시신을 확보해 신원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남은 4명의 실종자들엔 안타까운 사연도 적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소방관이 꿈이었던 박모(29·여) 소방사는 소방관이 된 지 만 1년 밖에 안된 시점에 사고를 당했고, 결혼한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새신랑도 실종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헬기를 조종한 김모(46) 기장은 공군과 산림청을 거친 경력 20년의 베테랑 조종사로, 교육 문제로 아내와 아이를 동남아에 보낸 ‘기러기아빠’로 전해진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발생했다. 중앙119 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는 같은날 오후 11시28분 독도에서 이륙한 지 2~3분 만에 바다로 떨어졌다. 사고 헬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 1명, 항공구급사 1명, 항공구조사 1명 등 소방공무원 5명과 손가락 절단 환자, 환자의 동료 선원 등 7명이 탑승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