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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북구, 지붕 없는 박물관 ‘성북동 야행’ 성료
- 전국서 온 방문객 고즈넉한 가을밤의 정취 만끽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역사와 문화가 깃든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 으로 불리는 성북구 성북동에서 20일~22일까지 ‘2019 성북동 문화재 야행’이 펼쳐졌다.

시진핑 등 각국 정상이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한국가구박물관, 시인 백석과 자야 김영한의 러브스토리와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깃든 길상사, 독립운동가이자 시인 만해 한용운이 북향으로 지은 집 심우장,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해 고려청자, 혜원 신윤복의 풍속도 등을 소장한 간송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는 성북동(城北洞).

조지훈, 이태준, 박태원, 염상섭, 김광섭, 김용준, 김환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이 교류, 창작활동을 펼친 이유로 많은 이들이 성북동을 ‘문화예술 자원의 보고(寶庫)’또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표현한다.

이 같은 성북동의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2019 성북동 문화재 야행’이 지난 20일 ~ 22일까지 열렸다. 전국에서 찾아온 방문객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성북동 골목을 거닐며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누렸다.

성북동 문화재 야행’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이생강선생이 대금산조 연주를 하고 있다. [성북구]

올해 사적550호로 지정 된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을 비롯해,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간직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구본원, 한옥의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품은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 선생의 옛집, 조선 후기 여름별장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이종석별장 등이 야간에 개방됐다.

또 성북선잠박물관, 우리옛돌박물관, 한국가구박물관을 비롯해 성북동 일대의 크고 작은 박물관과 미술관도 야간 개방을 하는 것은 물론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감상하는 해설사 투어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았다.

행사가 진행열리 성북동 주민센터~방우산장에 이르는 성북로에서는 한국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이 펼쳐졌다. 남사당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북청사자놀음(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 진주검무(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처용무(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 명인의 공연과 지연장(연을 만드는 장인). 선자장(부채를 만드는 장인) 등 기술의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의 기술체험도 진행됐다.

잠업의 신을 모신 선잠단지가 있으며, 집집마다 메주를 쑤어 궁에 들여보내어 메주골이라고 불렸던 성북동의 역사를 반영한 누에고치-선잠체험, 메주 만들기 체험도 마련됐다. 동선동 미아리 점성촌 역학사가 대거 참여하는 점술체험은 벌써부터 관심이 높았다. 수십 년 경력의 역학사가 풀어내는 복(福)의 비결을 듣고자 하는 신청자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이외 성북동의 생활문화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쳤다.

‘성북동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청의 대표적인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중 하나로 성북구 성북동의 문화유산과 그 주변의 문화 콘텐츠를 묶어 특화한 야간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올해는 전국 15개 시·도의 27개 사업이 선정돼 진행 중이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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