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남녀 통합선발 속도 낼것”
민갑룡 경찰청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민 감수성을 살피는 경찰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 |
대담 : 조범자 사회섹션 에디터
‘시민’
민갑룡 경찰청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다. 근대 경찰의 원리를 설명할 때도, 버닝썬 사태에 대한 소회를 밝힐 때도 민 청장은 ‘시민’을 유독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경찰은 시민을 살피는 ‘찰(察)’이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민 청장은 “시민속에서, 시민과 함께, 시민으로서의 생각을 하는 것이 근대 경찰의 원리다”며 올 초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버닝썬 사태’에 대해서도 시민 감수성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시민의 항변을 일단 경청하고 살펴봤어야 했다”며 “시민 감수성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 씨의) 드러난 행동만 보고 무시했다. 경찰은 그래선 안된다”며 “시민이 무슨 말을 할 때는 말의 의미와 맥락을 잡아내야 하고 설득해야 된다. 그래서 경찰(警察)이다. 당시 경찰은 살피는 ‘찰(察)’을 못했다”고 말했다.
민 청장이 지난해 7월 12만 경찰의 수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제도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오는 24일로 취임 1년을 맞는 민 청장은 임기 전반부를 “경찰청이 개청한 이후 가장 큰 변화와 개혁을 해나갔던 해”라고 술회했다. 그는 “경찰의 숙원과 해묵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되는 시간이었다”며 “수사권조정, 자치경찰, 정보경찰, 보안경찰 개혁 등 과제들이 많았다. 이것들을 잘 가다듬고 꿰 맞추는 데 집중했고 상당히 모양새가 갖춰졌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민 청장은 특히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을 두고는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도 등 경찰의 염원들이 상당부분 반영이 돼서 국회 입법을 앞두고 있으니 진일보했다는 점에서 보람도 느낀다”고 자평했다.
민 청장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아졌고,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께서도 인사청문회에서에서 공감하는 말씀을 했다. 큰 틀에서 이견은 없다. 세부적인 사항은 다듬어 내기만 하면 된다. 금년 안에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 청장의 ‘1호 치안정책’인 ‘여성 대상 치안 대책’도 하나둘 결실을 보고 있다. ‘여성대상범죄 근절 추진단’을 신설하고 각 지방청에 사이버성폭력팀을 새로 만들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여성대상범죄에 대한 수사를 총괄 조정하는 ‘여성안전기획관’을 신설하기도 했다. 민 청장은 “여성피해자들의 직간접적인, 사회를 향한 울부짖음이 있었다”며 “이를 달래주는 특단의 조치를 해 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남녀 순경 통합선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 청장은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통합선발하고 이를 조금 보정하면 순경 통합 선발은 오랜 기간은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경찰은 2020년 경찰대학과 간부후보생 선발시 남녀 구분없이, 통합선발을 하기로 한 바 있다.
자치경찰제 역시 아직 남아 있는 과제다. 민 청장은 “자치경찰제 시범운영 지역선정을 위해 자치분권위 등 유관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로 ‘시범운영 지역선정 및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하고, 공모를 거쳐 10월말까지 ‘시범운영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리=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