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의 모집단위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모집단위가 신설되면 해당 대학의 다른 모집단위들의 입시결과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전공적합성도 평가하는 종합전형에서는 신설된 모집단위와 유사성이 있는 모집단위의 변화가 큰 편이다. 예로 가천대는 지난해 신소재공학과를 신설하면서, 유사성이 있는 화공생명공학과의 종합 전형 지원율은 하락했다. 가천프런티어전형에서 화공생명공학과는 2018학년도 11명 모집에 166명 지원으로 15.09:1이었는데, 신소재공학과 모집이 신설된 2019학년도에는 11명 모집에 138명 지원으로 12.55:1로 하락했다.
어느 대학에서 어떤 학과들이 신설되는지 알아 두는 것도 대입 전략을 세우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가천대는 올해 인문계열에서 심리학과와 자연계열 AI소프트웨어학부의 인공지능전공을 새롭게 신설했다. 정원내 모집 기준으로 심리학과는 교과 전형인 학생부우수자 전형에서 6명, 적성우수자전형 17명, 교과+면접 전형인 가천바람개비2에서 6명, 서류+면접 종합전형인 가천바람개비1 전형에서 6명을 모집하고, 인공지능전공의 경우 학생부우수자 5명, 적성우수자 13명, 가천SW 종합전형 8명, 가천바람개비2전형 4명, 사회기여자 1명을 모집한다. 가천대의 신설학과는 모두 적성우수자 전형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두 학과 모두 선호가 높은 학과라서 지원율이 높을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
가톨릭대는 자연계열에서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를 신설했다. 학생부교과 전형으로 9명, 종합전형인 잠재능력우수자 전형에서 12명, 가톨릭지도자추천 2명, 학교장추천 9명, 고른기회 5명, 논술전형에서 4명 모집한다. 종합전형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데, 신설한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와 유사성을 갖는 화학과, 바이오융합공학계열의 지원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자연과학부로 학부 모집했던 것을 올해 화학, 수학, 물리학으로 분리해서 학과 모집하면서 화학과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를 두고 합격선을 고민하는 수험생들이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는 국제캠퍼스에 글로벌한국학과를 신설했다. 국제대학, 외국어대학, 예술·디자인대학 등이 공동 운영하는 영어전용 학과로, 특이 사항은 정원 내 1명만 네오르네상스 전형으로 모집한다. 그 외 학생들은 정원 외 외국인학생으로 선발하기에 영어 활용 능력도 필요하다. 1단계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기반한 서류평가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면접으로 최종 선발한다. 1명 밖에 모집하지 않으므로 어떤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지 본인이 그에 부합하는지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설립목적과 교육목표를 보면, 글로벌한국학과는 단순히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제화 시대에 맞춰 타문화에 대한 이해를 겸비하여 문화 간 소통 능력을 갖춘 한국학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하므로, 고교 재학 중 이와 연관된 활동이나 연구를 중점해 본 학생일 경우 지원해 볼 만하다.
덕성여대는 올해 과학기술대학 내 사이버보안전공과 소프트웨어전공을 신설했다. 단, 학과별 모집을 올해 계열별 모집으로 변경하면서, 모든 자연계열 모집단위를 하나의 단과대학으로 선발한다. 입학 시에는 전공별 인원을 구분하지 않기에 종합전형인 덕성인재 전형으로 지원한다고 했을 때 자기소개서에 희망전공을 언급하더라도 무관하다. 전공별 인원을 산정해 놓은 것이 아니기에 특정 전공 관련 희망자가 많을 것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입학 후 1학년 말에 제1전공 선택에 따라 선발하므로 전공은 대학교 1학년 성적 관리에 달렸다.
한양대(서울)는 미래산업학부 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신설해서 20명을 모집하는데, 모집인원 전원을 학생부종합(일반) 전형으로 선발한다. 인문, 자연 계열 무관 모집단위로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융합교육에 중점을 두고 데이터과학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융복합학과이다. 학교생활기록부만 제출하고, 그 외 서류나 면접은 실시하지 않는다. 수능최저기준도 적용하지 않기에 학교생활기록부에 한양대 기준에 부합하는 높은 종합성취도 및 학업역량, 인성, 잠재성 역량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야 한다. 학문 분야의 폭이 넓어 상경계열 모집단위들과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산업공학과 등 여러 모집단위들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미래지향적 학과로 수험생들이 학습하거나 경험해 보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지원자가 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기에 발전가능성을 염두한 공격적 지원이 주요 합격 전략이 될 수 있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술 발전 등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춰 대학에서도 새로운 학과들을 신설하고 있다”며 “새롭게 신설되는 학과들의 경우 전년도 입시결과가 없기 때문에 지원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했다. 이어 “이런 심리적인 이유로 신설 모집단위들의 첫 해 입시결과는 예상보다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과년도 입시결과 중 해당 계열 평균 합격선과 유사 전공의 합격선을 참고해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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