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멕시코시티)=이진용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남미 순방길의 첫 방문지인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서울형 도시재생’ 전수에 나섰다.
박 시장은 8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시티 건축가협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멕시코시티 지속가능한 도시포럼’에서 ‘사람 중심의 서울형 도시재생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 시장은 “서울은 성장과 개발만 최우선으로 여기던 시대에 전면철거 방식의 대규모 도시개발로 공동체 해체가 가속했다”며 “천년이 넘는 역사와 다층적인 매력을 살리는 해법으로 ‘사람 중심의 재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600회 이상의 대화로 지역주민의 우려와 반대를 해결한 ‘서울로 7017’, 40년 넘게 일반인 접근이 금지됐던 거대 석유탱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한 ‘마포문화비축기지’, 창의제조산업 메카로 거듭난 ‘세운상가’, 비어있던 대형 창고를 리모델링하고 오래된 영세 헌책방 29개소가 참여해 탄생한 전국 최초의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 등 서울의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했다.
박원순 시장이 8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건축가협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멕시코시티 지속가능한 도시포럼’에서 ‘사람 중심의 서울형 도시재생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후 사라 토펠슨 프리드만(Sara Topelson Freedman) 전 국제건축연맹(UIA) 회장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
박 시장은 “공공 주도 재정지원의 한계를 넘어 주민 스스로 도시재생을 이끄는 ‘자립형 도시재생’,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 전환기를 대비하는 ‘스마트 도시재생’,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도시재생’이 도시재생의 3가지 과제”라고 제시했다.
이어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지구촌이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이루는 데 있어 연대하고 협력한다면 그 성과는 1/n이 아닌 모두가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포럼은 주한 멕시코대사관과 멕시코시티 건축가협회가 주최했다.
멕시코시티는 환경운동가 출신인 클라우디아 쉐인바움 시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지속가능한 도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서 서울형 도시재생에 관심이 크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박 시장은 이날 포럼에 이어 멕시코주지사연합회(CONAGO) 산하 멕시코-아시아태평양 위원회 초청 만찬에 참석해 멕시코 지방단체장들과 우호도 다졌다.
CONAGO는 멕시코 32개 지방정부 장들로 이뤄진 연합회로, 한국의 17개 시·도 연합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GAOK)의 국제적 파트너다. 박 시장은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만찬에는 CONAGO 롤란도 가르시아 마르티네스 사무총장, 멕시코-아시아태평양 위원회 마틴 오로스코 산도발 위원장,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한국은 멕시코의 6번째 교역 상대국이고 한국한테 멕시코는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라며 “양국은 전략적 파트너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지속가능한 도시포럼을 계기로 도시재생 분야에서 두 도시 간 협력적 연대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며 “멕시코시티가 서울형 도시재생에 큰 관심을 가진 만큼 적극적인 정책 전수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이날 멕시코 도착을 시작으로 7박 10일간 멕시코시티와 콜롬비아 메데인·보고타를 방문하는 중남미 순방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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