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 경제를 강타한데서 보듯 글로벌 경제의 상호연관성이 점차 확대되면서 글로벌 자산배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정 자산, 특정 지역으로의 집중된 투자는 개인이 애써 늘린 자산은 한 순간에 반토막 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 단계에 있는 한국도 이제 가계자산 운용의 판을 새롭게 짜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산배분은 필수라고 말한다.
실제 우리나라 가계의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자산의 국내 편중 문제는 심각하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0년 금융투자자의 투자 실태에 관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산내 부동산 비중이 56.3%로 절반을 넘는 반면 현실적으로 가장 유효한 해외 투자 수단인 펀드의 비중은 6.3%에 불과하다.
중국과 브라질, 동남아 등 신흥국이 연평균 10%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는 거들떠 보지 않고 평균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진 국내, 그것도 거품 우려가 있는 부동산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해외투자 자산의 50% 이상이 중국 등 아시아에 편중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의 ‘2010년 해외투자펀드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투자자의 해외펀드의 대륙별 비중에서 아시아는 50.8%로 절반을 넘는다. 미주 대륙은 33.3%, 유럽 12.4%, 아프리카 0.8%, 중동 0.7% 순이다.
앞서 이씨의 사례는 글로벌 자산배분 투자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은 세계경제의 엔진으로 통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때 성과는 나쁘지 않겠지만 이씨처럼 3년 이내의 단기 목적으로 펀드를 투자할 경우 투자처는 지역적으로, 자산의 성격적으로 분산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글로벌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 투자회사들의 해외에서의 역량을 강화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펀드 수요의 중심축이 미국ㆍ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아시아 등 신흥국시장으로 이동해 서구 유수 자산운용회사들과 국내 및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되는데, 소규모의 동질적 회사들이 집중된 국내 운용업계의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상당수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상해와 홍콩, 베트남 등에 리서치조직을 만들어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를 직접 운용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엔 브라질과 인도 씨티은행에서 미래에셋 현지설정 펀드들을 판매했으며 미국에도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펀드를 설정했다. 글로벌 이머징 마켓 그레이트 컨슈머펀드,글로벌 이머징 마켓 섹터리더 펀드 등 이머징 시장에 특화된 펀드를 선보여 미국 투자자들에게 이머징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부터 자산 중 50%를 안정적인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50%를 국내주식, 미국달러, WTI원유 및 글로벌리츠 등 자산에 분산투자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스마트자산배분펀드를 출시 판매하고 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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